거의 모든 것의 역사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우주의 크기가 얼마나 클지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
지구에 수 km 크기의 운석이 떨어지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게 될지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왜 우주의 원리가 그대로 미시적인 세계와 이렇게 유사할까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 ?

작가는 자라면서 누구나 위와 같은 것들에 대해 궁금해해왔지만 그 의문을 풀지 못한 채로 커버리는 것이 안타까왔나보다. 본인을 포함해서 말이다.
작가 빌 브라이슨은 다년간에 걸쳐서 수많은 전문가와의 인터뷰와, 작가 자신의 생소한 분야에 대한 피나는 공부끝에 이러한 궁금증들을 스스로 많이 풀어내고 이를 모든이들에게 책으로써 공유하였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와 우주에 대해 너무 모르고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우주 만물의 세계가 나의 뇌속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책에서 보았던 하나의 문구가 생각난다. 이 문구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대강 이렇다.

“이 지구는 원래 박테리아의 소유이다. 인간은 그들이 소유한 지구에서 잠깐 머물다 갈 뿐이다.”

인간이 지구를 자신들의 소유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세균과 바이러스, 박테리아가 약간만 힘을 발휘해도 인간따위는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 지구에는 수백만 수천만 종류의 박테리아가 존재하는데, 인간은 그 중의 감기 바이러스 한 종류도 정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을 저 세상으로 보내는 역할을 마지막으로 하는게 감기 바이러스 아닌가?

로보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인간이 과연 길가에서 조용하고 새초롬이 자라고 있는 보잘 것 없는 풀잎하나라도 만들어낼 수 있는가 ?
풀잎 하나에 들어있는 수조, 아니 수경개가 넘는 조직(원자, 원자핵, 전자, 쿼크)들의 체계적이면서도 또한 자유분방한 구조들을 인공으로 만들어낼 수가 있는가 ? 아니, 분석해낼 능력은 있는가 ?
인간은 풀잎은 커녕 풀잎 속의 세포 하나 조차도 절대 만들어낼 수 없다. 이는 결코 확률적으로 근접할 수 없는 가능성의 영역이다.

인간은 이 우주에서 가장 단순한 구조의 생물조차 만들어낼 능력이 없다.
하다못해, 인간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이 지구에 존재하는 동물의 종류 조차도 겨우 몇 % 정도밖에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눈뜨고 뻔히 보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커다란 동물들의 종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눈에도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나 세균들의 세상은 얼마나 알고 있겠는가 ?

인간의 능력은 아주 제한적이다.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SBS 다큐멘터리 “7인의 빅맨”이라는 프로를 흥미롭게 보고 있는데, 7 명의 유능한 정치인들이 코카서스 지방의 장대하고 거친 산악에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사회에서 그렇게 잘나가던 7 명의 인간들이 자연 앞에 섰을 때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겸손해져야 한다. 인간은 한없이 자신을 낮추고 서로 싸우는 일을 멈추어야 한다.
잠깐 빌려쓰는 이 지구를 더 이상 병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 않아 주인들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고 인간은 곧바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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