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글쓰기

글을 쓸 때마다 항상 머뭇머뭇한다.
답답한 마음이 든다. 자신이 없다.
그런데도 무언가 써내야한다는 쫓김으로 항상 준비되지 않은 채 펜을 든다.
충분한 재료 준비도 없이 어설픈 솜씨로 유려한 결과물을 바라니 될 리가 없다.
읽는 사람에게 감흥을 줄 리 없다.
내 안에 구겨넣은 수 많은 재료들이 생각을 통해 이리저리 정리되고, 또한 충분히 숙성되어 나 만의 이야기로 풀어낼 때 글은 매력이 있다.
10 분 짜리 훌륭한 글을 위해서는 100 시간 이상의 내 공부가 필요하다.
공짜로 툭 튀어나오는 글은 없다.
어느 날 갑툭튀로 훌륭한 글이 나왔다면, 이는 사실 공짜가 아니고 100 시간 이상을 조사하고 기록하고, 100 시간 이상을 생각하고 구상하고, 100 시간 이상을 무의식에서 무르익도록 두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충분히 무르익을 때쯤 무의식은 의식의 영역으로 이내 툭 던져내는 것이다.
마치 물속에서 툭 튀어나와 거저 걸리는 물고기처럼…
오죽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글을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고 엉덩이로 쓰는 것이라고 했다지 않은가.

‘대통령의 글쓰기’는 쉽게 읽히는 책이다.
문장이 단순하여 복잡하지 않고 글쓴이 자신이 대통령에게 배운 그대로 쉬운 말들을 사용한다.
대통령과의 일화를 흥미롭게 소개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글쓰기와 연결하여 풀어낸다.
나도 모르게 한권을 술술 읽어버렸다.
그 가운데 전체 글을 관통하는 글쓰기에 대한 가르침이 몇 가지 머리 속에 남는다.

”말과 글이 죽은 사회는 부정과 부패에게는 더 없이 좋은 놀이터다.”
”무조건 단문 위주로, 쉬운 글로 써라. 복잡한 것을 쉽게 쓰는 것이 내공이다.”
”충분한 자료 준비는 필수이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 전달에 충실하라.”
”자신의 이야기를 써라.”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말을 잃은 듯 하다.
TV의 토론 프로가 하나둘 사라지고, 유튜브의 자극적인 영상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제는 식사시간에 앞의 동료와 눈을 마주치기보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돌린다.
무언가 특별한 메시지나 업무 관련 메일을 보는 것도 아니다.
시선이 머무는 공간은 항상 동영상, 뉴스, 광고 등 생각이 필요하지 않은 곳, 말과 글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다.
이제 사람들은 골치아픈 것에 자신의 뇌를 소비하는 것을 싫어한다.
쫓기며 공부하고 일하는 삶에 지친 때문일 수도 있겠다.
뇌를 잠시 멈추고 싶은 마음.

하지만, 기억할 것이 있다.
쫓기며 공부하고 일하는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잠자려고만 하는 뇌를 우리 모두 깨워야 한다.
뇌도 우리 몸과 같아서 땀을 흘리는 자에게만 근육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생각의 근육이 모자라고 체지방률 높은 우리 사회에 말과 글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무엇보다 말과 글이 살아나야 한다. 말과 글이 살아있는 사회가 열린사회다. 부정부패는 열린사회에서 설 땅을 잃는다. 부정, 부패, 비리, 농단은 말 없는 사회를 좋아한다. 말과 글이 죽은 사회는 그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다. 아무도 그것에 시비 걸지 않고 문제 제기하지 않는다. 보고도 모른 체한다. 고발자는 배신자가 되고 이의를 제기하면 충성심이 부족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글쓰기 p.7

김대중 대통령은 무엇을 하려고 할 때 세번 생각한다고 한다.
첫째, 이 일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생각한다.
둘째, 나쁜 점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셋째,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한다.

대통령의 글쓰기 p.30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잘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두 대통령(김대중,노무현)의 글쓰기 힘 역시 생각에서 나왔을 것이다. 정보는 널려 있다. 따라서 글감은 많다. 구슬을 꿰는 실이 필요하다. 그 실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바로 생각이다. 생각이 글쓰기의 기본이다.

대통령의 글쓰기 p.31

말을 하고 글을 쓸 때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내용과 상대가 듣고 싶은 내용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대통령의 글쓰기 p.33

창조적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영감이나 직관과는 다르다. 죽을 힘을 다해 몰입해야 나오는 것이 창조력이다. 열정과 고민의 산물이며, 뭔가를 개선하고 바꿔보려는 문제의식의 결과물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집중하고 몰입해야 한다. 절박해야 한다.

대통령의 글쓰기 p.46

미국의 칼럼니스트 월터 W. 레드 스미스는 그랬다. 글쓰기가 쉽다고. 백지를 응시하고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고. 이마에 핏방울이 맺힐 때까지.

대통령의 글쓰기 p.47

책을 읽고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발견했을 때, 깊이 생각하여 새로운 이치를 깨달았다 싶을 때, 혼자 생각한 이치를 훌륭한 사람이 쓴 책에서 다시 확인했을 때, 저는 행복을 느낍니다. 어떤 때에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일어서서 방 안을 서성거리기도 합니다.
<2008년 3월 봉하에서 띄우는 편지>

대통령의 글쓰기 p.52

김 대통령은 독서의 완결이란 읽은 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데까지라고 했다. 노 대통령 역시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영감을 정책에 반영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책으로 집대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맹자가 얘기한 ‘이의역지(자신의 생각으로 저자의 뜻을 받아들임)’에 충실했던 것이다.

대통령의 글쓰기 p.53

독서는 정독하되, 자기 나름의 판단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럴 때만이 저자 또는 선인들의 생각을 넓고 깊게 수용할 수 있다.” – 김대중

대통령의 글쓰기 p.54

“글은 머리로 쓰는게 아니라 엉덩이로 쓰는 것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p.55

적자생존‘이란 말이 있다.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 글쓰기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통령의 글쓰기 p.66

왜 글이 횡설수설하게 될까?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쓸데없는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글을 멋있게, 예쁘게, 감동적으로 쓰려고 하면 나타나는 몇 가지 현상이 있다.
첫째, 길어진다. 이 얘기도 하고 싶고 저 얘기도 하고 싶고, 이 내용도 넣고 싶고 저 내용도 넣고 싶고, 중언부언하게 된다. 글쓰기야말로 자제력이 필요하다.
둘째, 느끼해진다. 미사여구가 동원되고 수식이 많아진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가 재미있는 말을 했다.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 꾸밀수록 알쏭달쏭해진다는 것이다.
셋째, 공허해진다. 현학적인 말로 뜬구름을 잡고 선문답이 등장한다. 꽃이 번성하면 열매가 부실한 법. 결과적으로 자기는 만족하는데, 실속 없는 글이 된다.

대통령의 글쓰기 p.72

횡설수설 말하지 않으려면…

가급적 한 가지 주제만 다루자.
감동을 주려고 하지 말자.
거창한 것, 창의적인 것을 써야한다는 조바심을 버리자.
반드시 논리적일 필요도 없다. 진정성만 있으면 된다.
할 얘기가 분명하면 횡설수설하지 않는다.

느낀 그대로, 아는 만큼 쓰자. 최대한 담백하고 담담하게 서술해나가자. 그러면 횡설수설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글쓰기 p.72~73

글은 자신이 제기하고자 하는 주제의 근거를 제시하고 그 타당성을 입증해보이는 싸움이다. 이 싸움은 좋은 자료를 얼마나 모으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 자료가 충분하면 그 안에 반드시 길이 있다. 자료를 찾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때로는 애초에 의도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쪽으로 글이 써지기도 한다. 자료와 생각의 상호 작용이 낳은 결과다.

주제와 얼개 짜기 단계에서 막혀 있을 때도 관련 자료를 읽다 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자료 찾기는 글의 주제와 얼개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글쓰기 p.79~80

글쓰기의 시작은 자료 찾기다. 자료 찾기는 또한 글 쓰는 두려움으로부터 나를 해방시킨다. 세상에 흔한게 자료다. 요즘은 특히나 그러하다. 그 자료 중에 필요한 것을 찾아 내가 쓰려는 내용에 끼워 맞추면 된다.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어찌 보면 글쓰기는 자료 찾기 기술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이종교배를 하면 할수록 자료는 신선해지고 내 것이 된다.

대통령의 글쓰기 p.81

어려운 자료는 본인 것으로 만들어 새롭게 재가공했다.

대통령의 글쓰기 p.81

10 분 말하려면 100 시간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료 찾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참고하는 것을 꺼려할 필요는 없다. 그 글을 보면서 상상하고 변형하고 살을 붙여나가면 된다.

단, 조심할 것이 있다. 표절은 안 된다.

대통령의 글쓰기 p.84

글쓰기에서 전체 구도를 짜는 과정(얼개를 짜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다섯 가지다.

첫째, 글을 쓸 때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둘째, 하고자 하는 이야기 간의 분량 안배를 위해서다.
셋째,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넷째, 앞에 나온 얘기가 뒤에 또 나오는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다.
다섯째, 전체적인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의 글쓰기 p.88

첫머리 시작 방법 16 가지

1. 소감
2. 개인적인 인연이나 에피소드
“창간되고 한 달쯤 지나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당시 <오마이뉴스>나 저에 대한 평가는 ‘과연 될까’였습니다.
그러나 됐습니다.”
– 2005년 2월 <오마이뉴스> 창간 5주년 축하메시지
3. 행사 장소에 대한 의미 부여
4. 겸양
5. 관계자에 대한 감사 표시
6. 의표를 찌르는 시작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 2006년 4월 ‘한일 관계에 대한 특별담화문’
7. 질문으로 시작
“우리 정부가 큰 정부입니까? 크다면 세계에서 몇 번째나 큰 정부입니까? 공무원 숫자, 재정규모, 복지의 크기, 각기 세계에서 몇 번째나 큰 정부인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 2008년 정부조직 개편안 관련 긴급기자회견문
8. 최근 사건 및 뉴스 언급
9. 통계 자료 제시
10. 인간적으로 솔직하게 시작
11. 하고자 하는 말의 요점
12. 유익 강조
13. 정의
14. 이어 받기
15. 속담이나 격언 인용
16. 침묵

대통령의 글쓰기 p.99 ~ 107

“글에서 첫마디가 길흉을 좌우하는 수가 많다. 너무 덤비지 말 것이다. 너무 긴장하지 말 것이다. 기히 하려 하지 말고 평범하면 된다.”
– 이태준의 <문장강화>

대통령의 글쓰기 p.108

글의 첫머리를 찾는 데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방법을 제안해본다. 국가기록원 사이트에 가보라. 대통령의 과거 연설문을 모아놓았다.

대통령 연설문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행사가 망라되어 있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유사한 계기에 대통령은 어떻게 시작했는지 참고해보라. 분명히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글쓰기 p.109

다음은 두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르쳐준 서술 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다. (서술하기)
1. 한 문장 하나 메시지
2. 군더더기 삭제

그 말이 없어도 이해가 되면 불필요한 말이다. 수식어도 지나치면 군더더기다. 이 모든 것을 과감하게 지우자. 깔끔한 게 좋다.
3. 접속사 절제

못을 쓰지 않고 나무를 깎아 맞춰 지은 집이 좋은 집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접속사를 가급적 쓰지 않는 버릇을 들이자. 청중은 맥락과 전체 흐름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다 알아듣는다. 접속사는 글 쓰는 사람 머릿속에만 있으면 된다.
4. 논리적 전개
5. 연역과 귀납
6. 선택과 집중
“집중적으로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그와 같은 논리의 선상에서 비슷한 유형을 나열할 때에는 제목만 나열해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을 쓰는 데 있어 집중 부분이 좀 떨어지고 나열 부분이 너무 느슨하게 길게 돼 있습니다.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은 더 깊이 들어가고, 나열 부분은 좀 덜어내는 쪽으로 정리를 해봅시다.” – 노무현 대통령
7. 평면 vs 입체
“무엇무엇이 필요하다고 죽 나열해놓고 하나씩 하나씩 설명한다든지, 받아치고 되친다든지, 그런 입체 구조 없이 넘어가면 글이 밋밋해집니다.” – 노무현 대통령
8. 이정표
“무슨 말을 할지 예고하고, 생생한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말한 것을 중간에 요약해주고, 강력한 매듭을 지어주면 성공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9. 연결성
“아주 단순하게 그냥 순서대로 주제 하나씩을 가지고 똑똑 부러뜨리면서 서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 토막 한 토막을 완결된 구조로 분지르는 것도 기법이죠.” – 노무현 대통령
10. 호흡의 일관성
11. 응집성
12. 리듬 타기
자기 글의 리듬은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으면서 귀로 들어봐야 알 수 있다. 소리 내서 읽어 보자. 리듬이 안 맞으면 왠지 어색하다. 어색하게 들리는 글은 읽기도 어렵다.
13. 논박
14. 현장감
15. 근거 제시
근거는 가까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일수록 좋다.

대통령의 글쓰기 p.110~118

두 대통령 모두 추상적이고 현란한 표현을 싫어했다. 간결하고 명확하며 구체적인 표현을 좋아했다. (표현하기)
1. 최대한 쉽게
자기가 아는 말을 해야 쉬워진다.
2. 짧은 문장
싫증나는 문장보다 배고픈 문장을 써라.” – 몽테뉴
쪼갤 수 있는 데까지 쪼개서 써라.

3. 단순화
잘 아는 내용일수록 단순해지고, 모를수록 복잡해진다.
4. 명료
“먼저 메시지를 명확히 하라. 그러면 나머지 말들이 따라서 올 것이다.” – 로마웅변가 카토
5. 평범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 김대중 대통령
6. 압축
7. 자연스러움
글은 글이되 말같은 글…
8. 중복
9. 상징
“민생이라는 말은 저에게 송곳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10. 생략
11. 점층
12. 창의적 vs 의례적
일반론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지면과 시간 낭비다… 같은 사안도 낯선 눈으로 보면 새롭다.
참된 발견은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 –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13. 크게 그려라
같은 내용도 스케일을 크게 그릴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기왕이면 생각을 크게 하라. 그래서 손해 볼 일은 없다.

14. 과거 통한 현재 부각
15. 친근감 표시
16. 주의 집중
17. 눈에 그려지게, 손에 잡히게
18. 인용
19. 속담, 명언
20. 인상 깊은 문구

대통령의 글쓰기 p.119~127

글을 끝내는 열두 가지 방법
‘노무현 대통령 당신, 죽어서도 죽지 마십시오.’ (시작)
‘우리가 깨어 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어서도 죽지 않습니다.’ (끝)

– 김대중 대통령의 노무현 대통령 추도사

1. 인용
2. 정리
3. 청유, 당부, 호소
4. 기대 표명
5. 약속 다짐
6. 다시 한 번, 거듭
7. 주장
8. 전망
9. 덕담
10. 향후 과제
11. 개인적인 얘기
12. 여운

가장 좋지 않은 마무리는 질질 끄는 것이다.
장황한 종결은 낭비다. 그것은 꽃상여와 비슷하다. 살아서는 뼈 빠지게 가난하여 누더기만 걸치고 옹색하게 살았던 사람이 죽은 다음 만장을 휘날리며 꽃상여를 타고 가서 어쩌겠다는 말인가.”
– 소설가 안정효 <글쓰기 만보>

대통령의 글쓰기 p.128~135

“사랑하는 아내가 원고지 한 장 대신 써줄 수 없고, 사랑하는 아들도 마침표조차 대신 찍어줄 수 없는게 글쓰기.” – 소설가 조정래

대통령의 글쓰기 p.139

시작보다 중요한 퇴고
초고가 완성되면 발제 정도가 끝난 것이다. 그 때 부터가 본격적인 글쓰기 시작이다. 고치는 것은 마감 시한도 없다. 연설하는 그 시각이 마감 시각이다. 그때까지는 계속 고친다.

1. 오류는 틀림없이 있다.
2. 철저히 독자가 되어야 한다.

인정사정없는 독자가 되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미워하는 사람이 쓴 글이라 생각하고 가차없이 고쳐야 한다.
3. 잠시 묵혀두어야 한다.

글을 쓴 다음에 바로 고치려고 하면 보이지 않는다. 자기 글에서 빠져나와 객관적인 입장으로 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충분히 뜸을 들인 후 독자의 눈으로 다시 보자.
4. 소리 내어 읽어보자.
5.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자.

대통령의 글쓰기 p.142, 146, 147

아무리 사소한 오류라 할지라도 그것 하나가 글 전체의 격과 신뢰에 손상을 준다. … 오류를 수정하면 나아지는 게 반드시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야 한다… ‘국민 여러분, 개(새)해가 밝았습니다.’

대통령의 글쓰기 p.145

이것이 바로 기사 보기 ‘30-3-30 법칙’이다. 처음 30초 동안 제목과 부제와 사진을 보고, 읽기로 마음먹으면 3 분 동안 기사 앞 부분을 보며, 마음에 들면 30분 동안 끝까지 읽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글쓰기 p.150

제목을 붙여라
1.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2. 길어도 상관없지만, 최대한 압축하는게 좋다.
3. 글 내용과 동떨어지면 곤란하다.
4.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일탈도 나쁘지 않다.
5. 호소형, 청유형도 자주 쓰인다.
6. 유행을 따라가는 식상함을 피한다.
7.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면 좋다.

대통령의 글쓰기 p.152

글은 메시지다.
핵심메시지는 가급적 셋 중의 하나로 정하는게 좋다.
첫째, 자신이 잘 알고 열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 듣는 사람이 바라고 기대하는 것.

”어젠다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세력으로 결집하는 게 정치다. 그러므로 정치인은 새로운 어젠다를 만들고 끊임없이 던져서 국민에게 생각이라도 해봐달라고 해야 한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셋째, 그 계기에 반드시 해야만 하는 내용.
칭찬이 필요한 자리에는 칭찬, 격려가 필요한 때에는 격려, 위로가 필요한 자리에는 반드시 위로의 말이 들어가야 한다.

대통령의 글쓰기 p.155~156

“상대방이 내 말을 쉽게 이해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니 무조건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이 좋다.”
– 김대중 대통령

대통령의 글쓰기 p.176

글은 쉽게 써야 한다. 말과 글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이 갑이다. 설득당할 것인가, 감동할 것인가의 결정권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에게 있으니까. 그렇다면 쉬운 글은 쓰기 쉬운가? 더 어렵다. 더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차라리 어려운 글은 쓰기 쉽다. “쉽게 읽히는 글이 쓰기는 어렵다.”고 한 헤밍웨이의 말은 확실히 맞다.

대통령의 글쓰기 p.182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말하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하는 데는 내공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글쓰기 p.183

요점을 한 줄로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게 좋은 글이다. 필자의 생각과 독자의 생각이 같아야 좋은 글이다. 열이면 열 사람 모두 같은 내용으로 요약 정리를 한다면 만점이다.

”정확한 단어와 비교적 정확한 단어는 번갯불과 반딧불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대통령의 글쓰기 p.186

“천 마디 말 가운데 쓰레기 같은 말 하나 했다고 그 쓰레기만 주워담은 신문은 쓰레기통 아니냐.”

대통령의 글쓰기 p.201

문제를 처리할 때는 반드시 토론을 열심히 해라. 토론의 목적은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의 오류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교만하지 말아야 하지만, 강한 자존심을 가져야 한다.”
– 노무현 대통령

대통령의 글쓰기 p.216

자신만의 컨텐츠가 없어도 방법은 있다.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이다. 훔치는 방법은 관찰이다. 세심하고 용의주도한 관찰이다.

대통령의 글쓰기 p.224

좋은 컨텐츠의 조건
1. 목적의식이 분명해야 한다.
2.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3. 사물보다는 사람과 연관 짓는 게 좋다.
4. 내 것이어야 한다.
5. 널리 확산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라.
인용되거나 공유되지 못하면 죽은 콘텐츠다. 읽히는 콘텐츠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글쓰기 p.227

미국 상원의원 후보자리를 두고 대결할 때 스티븐 더글러스 의원은 에이브러험 링컨에게 공격적인 언사도 서슴치 않았다.
”당신은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요.”
링컨이 받아쳤다.
”만약 내가 두 개의 얼굴이 있다면 하필 이런 중요한 자리에 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소.”

대통령의 글쓰기 p.260

영국의 처칠도 촌철살인의 유머로 유명하다. 처칠이 화장실에서 대기업 국유화를 주장하는 노동당수 애틀리와 만났다. 그의 옆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처칠은 계속 기다렸다. 이를 본 애틀리가 이유를 묻자 처칠이 대답했다.
”큰 것만 보면 국유화하려고 하는 당신이 내 것을 보고 국유화하자고 달려들면 큰일 아니오.”

대통령의 글쓰기 p.261

김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 때도 글을 썼다고 했다.
”나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백지를 한 장 갖다 놓습니다. 그리고 그걸 반으로 접습니다. 한쪽에는 어려운 일을 적습니다. 다른 한 쪽에는 다행이고 감사한 일을 적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번도 한쪽만 채워지는 적은 없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사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글쓰기 p.3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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