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어이없다

이것들이 돌았나. 요즘 아이들 말로 정말 개어이없다. 글에서 거친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뉴스기사를 보니 도무지 울분을 참을 수가 없다. 이태원 참사의 수습이라고 행하는 짓거리들이 참으로 어이가 없기 때문이다. 압수수색하고 입건하는 대상이 하필 소방서장이라니. 참사의 현장에서 떨리는 손으로 브리핑하며 분투한 유일한 책임자가 그 였음을 국민 모두가 두 눈뜨고 지켜보았는데, 안돌아가는 머리 굴리다 굴리다 생각해낸 먹잇감이 기껏 소방대원인가.

책임지겠다는 윗놈은 하나도 없고 모든 수사의 방향이 아래를 향하고 있다. 이건 꼬리자르기도 아니고 꼬리에 난 잔털깎이 수준이다. 국가 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대통령이 일선경찰들을 강하게 질책했다는 기사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너무나 뻔뻔한 행태들에 분노가 치민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 누가 공무에 자기일처럼 나서겠나. 일처리를 하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가차없이 책임추궁을 당할텐데 누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냐는 말이다. 이런 요소들이 결국 쌓이고 쌓여 복지부동을 낳고 사회 안전망의 부실화를 초래하는 것이다. 대통령부터 장관까지 정말이지 한심함의 극치를 달린다.

이 모든 것의 책임은 대통령에 있다. 조직의 분위기는 리더가 만든다. 아무리 많은 사람의 힘으로 거대 조직이 움직인다해도 그들이 단단히 의지할 수 있는 받침대는 결국 리더이기 때문이다. 작금의 낯짝 두꺼운 행안부 장관의 행태도 뒤에 대통령이라는 리더가 받쳐주고 있다는 믿음에 기인한다. 리더의 의중이 있는 곳에 힘이 실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도대체 용산의 그는 리더의 역할을 이해하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참사의 원인이 국가시스템에 있건, 정책에 있건, 그 어떤 하위 조직에 있건간에, 당연히 자신이 앞단에 나서서 진심어린 공감과 사과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당연한 사람의 도리이고 순리이며 책임자의 모습이다. 그리고 조직의 말단이 아닌, 장관을 비롯한 최고위직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한 기본적인 판단력과 인간성도 갖추지 못한 존재가 내가 발붙이고 있는 나라의 리더라는게 정말이지 너무나 창피하고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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