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반의 개똥철학
내가 아내에게 잔소리하는 경우는 딱 한가지다. 음식을 쉽게 버릴 때. 오늘도 찬밥을 밖에 방치했다가 쉬어서 버리는 아내를 보고 짧게 한소리를 했다. “그렇게 많은 밥을… 땅 파면 쌀이 나와? 어휴…” 이런 잔소리에는 아내도 반박할 말이 없는지...
내가 아내에게 잔소리하는 경우는 딱 한가지다. 음식을 쉽게 버릴 때. 오늘도 찬밥을 밖에 방치했다가 쉬어서 버리는 아내를 보고 짧게 한소리를 했다. “그렇게 많은 밥을… 땅 파면 쌀이 나와? 어휴…” 이런 잔소리에는 아내도 반박할 말이 없는지...
아내랑 가끔 언쟁을 할 때가 있다. 아내는 충고를 한다지만 내게는 잔소리로 들리는 상황에서 충돌하게 되는데, 그러고나면 한동안 혼자 속으로 툴툴거린다. ‘아주 그냥 만만한게 나라니깐… 휴우…’ ‘내가 없으면 맨날 기죽어 살거면서… 있을 때 잘하라지 !’ 한마디하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살아생전 나를 볼 때마다 던지신 멘트가 있다. “너는 언제 꽃이 피니?” 한두번 들은 것도 아닌데 이 말은 어린 내게 매번 화살처럼 날아와 꽂혔다. 나를 너무 사랑하신 할머니. 눈에 넣어도 안아플만큼, 치매로 모든 기억을...
머리가 꽤나 굵어진 아들놈 둘을 키운다. 몸뚱아리만 어른에 가깝지 사람구실하려면 아직 멀어서 아직 한참을 더 키워야 한다. 그런데 두 놈이 어쩜 그리 다른지 참 신기할 때가 많다. 한놈은 공부를 제법 하는데 친구가 없고, 작은 놈은...
큰일이다. 가을이 순삭되고 갑자기 찾아온 겨울같은 기온 탓에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너무 힘들어졌다. 포근한 이불에서 발가락 하나 빼내는 것도 힘이 든다. 기상 알람을 한시간이나 늦춰두었는데도 소용이 없다. 시끄러운 알람을 끄고 뭉그적대는 시간만 30분이다. 안방의 공기가...
설거지는 성스러운 활동이다. 음식을 차릴 때의 설레임과 먹을 때의 즐거움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순수한 ‘의지력’만으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 볼록 나온 배 만큼이나 커져버린 중력을 역행하여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는 돼지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인간의...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 중에 가장 값진 것을 꼽으라면 ‘Right now’ 정신이다. 뭐든 바로 지금 당장 한다. 하기 싫지만 빨리 꼭 끝내야하는 것? 지금 당장. 아내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 지금 당장. 여행이 너무 가고 싶다? 이번...
어떤 사람들은 생의 마지막을 최대치까지, 될 수 있는 한 늦추고 싶어한다. 마지막 순간의 부모에게 현대 의학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효’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선택해야하는 특별한 순간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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